경매판례

손해배상

2004다2786 | 2011.08.24 16:45 | 조회 206


 
【판시사항】
[1] 등기관으로 하여금 등기서류에 등기필증이 첨부되어 있는지를 심사하여 보정을 명하고 등기신청인이 당일 보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등기신청을 각하하도록 한 부동산등기법 규정의 취지가 등기와 관련하여 이해관계를 맺게 되는 제3자의 보호에도 미치는지 여부(적극)
[2] 같은 부동산에 관하여 순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동종의 등기신청이 접수된 경우, 등기관의 직무상 주의의무
[3] 부동산등기법 제49조의 ‘등기필증이 멸실된 경우’에 등기필증이 현재 다른 사람의 수중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도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4] 등기관이 같은 부동산에 관하여 접수된 두개의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 가운데 등기필증을 구비하지 못한 선(선) 등기신청의 흠결을 임의로 후(후) 등기신청에 첨부된 등기필증으로 보완함으로써 후(후) 등기신청한 근저당권자가 후순위로 밀려나 임의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경우,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등기관으로 하여금 등기서류에 등기필증이 첨부되어 있는지를 심사하여 보정을 명하고 등기신청인이 당일 보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등기신청을 각하하도록 한 부동산등기법 규정의 제1차적 목적은 신청인이 진정한 등기의무자이고 그 신청이 등기의무자의 진의에 의한 것임을 등기관으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무효이거나 부실한 등기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만, 만약 등기관이 위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무효이거나 부실한 등기가 행해지게 된다면 등기의무자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그 등기를 둘러싸고 이해관계를 맺게 되는 제3자의 권리의무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위 규정의 목적하는 바는 등기의무자의 보호에 한정되지 않고 그 등기와 관련하여 이해관계를 맺게 되는 제3자의 보호에까지도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등기관은 부동산등기법 제55조에 따라 같은 법 제40조에 정한 등기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제대로 첨부되었는지, 서류 상호간에 배치되는 것이 있는지 등을 살펴서, 만약 필요한 서류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그 흠결이 보정될 수 있는 사항이고 신청인이 당일 기타 비교적 단시간 내에 보정한 경우가 아닌 한 등기신청을 각하하여야 하며, 특히 같은 부동산에 대하여 순위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동종의 등기신청이 접수된 경우 선(선) 접수된 등기신청에 등기필증을 구비하지 못한 흠결이 있는데도 후(후) 접수된 별건의 등기신청에 등기필증이 첨부되어 있다고 해서 임의로 그 등기필증을 선(선) 등기신청상의 흠결을 보완하는 자료로 원용하여서는 아니 될 직무상의 주의의무가 있다.
[3] 부동산등기법 제49조에서는 등기필증에 갈음하여 본인이 출석하거나 등기필증에 갈음하는 서면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으나, 이는 등기필증이 멸실된 경우에 인정되는 제도로서 분실의 경우를 포함하지만, 등기필증이 현재 다른 사람의 수중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4] 등기관이 부동산등기법이 정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여 같은 부동산에 관하여 접수된 두개의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 가운데 등기필증을 구비하지 못한 선(선) 등기신청의 흠결을 임의로 후(후) 등기신청에 첨부된 등기필증으로 보완함으로써 후(후) 등기신청한 근저당권자가 후순위로 밀려나 임의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경우, 등기관의 위 직무상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부동산등기법 제40조, 제55조 / [2] 부동산등기법 제40조, 제55조 / [3] 부동산등기법 제49조 / [4] 부동산등기법 제40조, 제55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참조판례】[3] 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도2293 판결(공1987, 1105)

 

 

【전 문】

 

【원고, 상고인】대우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영식외 3인)

 

 

【피고, 피상고인】대한민국

 

 

【원심판결】서울고법 2003. 11. 25. 선고 2003나37145 판결

 

【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추상적으로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는 데에 그치지 아니하고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 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 그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내지 기능으로부터 예견가능한 행위 후의 사정,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의 여러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2. 12. 선고 91다43466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3다41746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1996. 7. 24. 이 사건 건물 소유자인 소외인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등기필증 등 등기신청서류를 건네받은 다음, 며칠 후인 1996. 7. 30. 10:00경 관할 등기소에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신청한 사실, 그런데 그 사이 대신증권 주식회사(이하 ‘대신증권’이라고만 한다)도 1996. 7. 26. 소외인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한 다음 원고보다 앞서 1996. 7. 29. 16:00경 관할 등기소에 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신청하였으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등기필증은 이미 원고에게 건네져 있었기 때문에 대신증권은 소외인으로부터 위 등기신청을 위하여 필요한 등기필증을 교부받지 못하였고 따라서 그 등기필증을 첨부하지 않은 채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서를 접수한 사실, 그 뒤 관할 등기소 등기관(1998. 12. 28. 법률 제5592호로 개정되기 전의 부동산등기법상 ‘등기공무원’이라는 명칭이지만, 편의상 현행 명칭으로 기재한다)은 원고와 대신증권의 위 각 등기신청을 비롯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 사건 건물이 포함된 집합건물이다)에 관한 여러 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에 대한 심사업무를 함께 처리하는 과정에서, 먼저 접수된 대신증권의 등기신청서에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등기필증이 첨부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나중에 접수된 원고의 등기신청서에 그 등기필증이 구비되어 있음을 발견한 사실, 그런데도 위 등기관은 원고와 대신증권의 각 등기신청이 동일 부동산에 관한 것이므로 원고의 등기신청서에 첨부된 등기필증을 원용하면 대신증권의 등기신청상의 흠결이 보정된 것으로 판단한 나머지, 소외인이나 대신증권에게 따로 보정을 명하거나 그 등기신청을 각하하지 아니한 채, 각 등기신청의 접수순서에 따라 대신증권을 선순위로, 원고를 후순위로 하여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사실, 그 뒤 대신증권이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이에 따라 진행된 경매절차에서 경매법원은 대신증권이 원고보다 선순위 근저당권자라는 이유로 그 경락대금 중 1,670,978,262원을 대신증권에 우선 배당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대신증권의 선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무효임을 주장하여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비록 그 순위에 있어서 당사자 간의 저당권설정계약의 내용과 다르게 행하여졌다거나 등기신청상 형식적 요건의 흠결이 있음에도 등기관이 이를 간과하고 등기를 마친 절차상의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한다거나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확정된 사실(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65352 판결)을 알 수 있다.
3. 살피건대, 등기관은 등기신청에 대하여 실체법상의 권리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심사할 실질적 심사권한은 없으나 신청서 및 그 첨부서류와 등기부에 의하여 등기요건에 합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할 형식적 심사권한과 책무가 있는바( 대법원 1989. 3. 28. 선고 87다카2470 판결, 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3다13048 판결 등 참조), 부동산등기법(이 사건 각 등기 당시 시행되던 것으로서 1996. 12. 30. 법률 제52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5조는 “등기공무원은 다음 각 호에 게기한 경우에 한하여 이유를 기재한 결정으로써 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 그러나 신청의 흠결이 보정될 수 있는 경우에 신청인이 즉일 이를 보정하였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면서 그 각하사유의 하나로 “신청서에 필요한 서면 또는 도면을 첨부하지 아니한 때( 제8호)”를 들고 있고, 같은 법 제40조 제1항은 “등기를 신청할 때에는 다음의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그 필요서면의 하나로 “등기의무자의 권리에 관한 등기필증( 제3호)”을 들고 있다.
위와 같이 등기관으로 하여금 등기서류에 등기필증이 첨부되어 있는지를 심사하여 보정을 명하고 등기신청인이 당일 보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등기신청을 각하하도록 한 부동산등기법 규정의 제1차적 목적은 신청인이 진정한 등기의무자이고 그 신청이 등기의무자의 진의에 의한 것임을 등기관으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무효이거나 부실한 등기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만, 만약 등기관이 위 규정에 위반함으로써 무효이거나 부실한 등기가 행해지게 된다면 등기의무자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그 등기를 둘러싸고 이해관계를 맺게 되는 제3자의 권리의무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위 규정의 목적하는 바는 등기의무자의 보호에 한정되지 않고 그 등기와 관련하여 이해관계를 맺게 되는 제3자의 보호에까지도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동일한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된 수개의 권리의 순위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등기의 전후에 의하여 결정되는바( 부동산등기법 제5조), 근접한 시기에 동일한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종류의 등기신청이 여러 건 접수된 경우에는 그 등기의 선후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고 등기로 인한 권리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부동산등기법에서는 등기관으로 하여금 접수번호의 순서에 따라 등기를 하도록 하고( 제54조), 사항란에의 등기를 실행할 때 순위번호란에 번호를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59조 후단). 그러나 접수번호의 순서에 따라 등기를 행한다고 해서 필요한 형식이나 구비서류를 갖추지 못한 등기신청에 대해서까지 무조건 신청을 받아들여 등기를 마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등기관은 부동산등기법 제55조에 따라 같은 법 제40조 소정의 등기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제대로 첨부되었는지, 서류 상호간에 배치되는 것이 있는지 등을 살펴서, 만약 필요한 서류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그 흠결이 보정될 수 있는 사항이고 신청인이 당일 기타 비교적 단시간 내에 보정한 경우가 아닌 한 등기신청을 각하하여야 하며, 특히 같은 부동산에 대하여 순위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동종의 등기신청이 접수된 경우 선(선) 접수된 등기신청에 등기필증을 구비하지 못한 흠결이 있는데도 후(후) 접수된 별건의 등기신청에 등기필증이 첨부되어 있다고 해서 등기관이 임의로 그 등기필증을 선(선) 등기신청상의 흠결을 보완하는 자료로 원용하여서는 아니될 직무상의 주의의무 또한 있다 할 것이다.
다만, 부동산등기법 제49조에서는 등기필증에 갈음하여 본인이 출석하거나 등기필증에 갈음하는 서면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으나, 이는 등기필증이 멸실된 경우에 인정되는 제도로서 분실의 경우를 포함한다고 볼 것이지만, 등기필증이 현재 다른 사람의 수중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도2293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등기필증은 이미 원고 명의의 선순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위하여 원고에게 교부되어 그 등기신청서에 첨부되어 있었고, 실제 이 사건 각 등기업무를 담당한 등기관도 위 등기필증이 원고의 등기신청서에 구비되어 있는 반면 대신증권의 등기신청서에는 구비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한 이상 대신증권의 등기 신청상의 ‘등기필증 미첨부’라는 흠결은 그 자체로서 보정이 불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으므로(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별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에 제출중인 등기필증을 다른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에 동시에 사용할 수 없음은 당연하고, 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동산등기법 제49조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경우도 아니다) 대신증권의 위 등기 신청을 각하하였어야 하고, 만약 위와 같은 상황에 의심이 든다면 등기의무자에게 이에 대하여 확인과 보정을 명하여 관계서류의 보완과 등기의 선후관계 등을 명확히 한 다음 업무를 처리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등기를 실행한 과실이 있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부동산등기법이 정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등기신청상의 형식적, 절차적 흠결을 간과하고 무단으로 타에 첨부된 등기필증을 사용하여 등기업무를 행한 등기관의 과실로 인하여, 그 자체로는 받아들여질 수 없었던 대신증권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먼저 경료되어 버린 반면 원고의 근저당권설정등기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었고, 각각 유효한 그 등기들의 순위확정적 효력으로 인하여 결국 원고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으니, 앞에서 본 부동산등기법 관계 규정의 취지와 목적, 등기관의 직무의 내용과 그 직무수행의 결과로 생겨나는 법적 효과, 직무위반행위의 태양과 결과발생의 개연성 및 피해의 정도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등기관의 위 직무상 과실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등기관의 법령 위반 내지 과실의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신증권의 ‘등기필증 미첨부’라는 등기신청상의 흠결이 그 당시 쉽게 보정이 가능한 것이었다거나, 부동산등기법에서 등기신청에 등기의무자의 등기필증을 요구하는 규정의 취지가 오직 등기의무자의 보호만을 위한 것일 뿐 그 등기로 인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자의 보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본 나머지 이 사건 등기관의 업무상 과오로 등기가 잘못 행해지고 그로 인하여 후순위권자가 된 원고가 손해를 입게 되었더라도 그러한 손해는 이 사건 각 등기상의 위법사유와 규범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부동산등기법 및 불법행위에 있어서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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